우리도 임마누엘(사도행전 10:25-26)
고넬료를 만나러 가는 베드로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식도 있고 영향력도 있는 로마인 백부장 고넬료가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또한 고넬료가 유대교를 믿는 자였기에 다른 유대교인들처럼 베드로를 적대시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고넬료는 베드로의 발 앞에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베드로도 고넬료와 함께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이렇게 높임을 받게 되면 교만이 생겨납니다.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안하무인의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보면 베드로는 즉시 고넬료를 일으켰습니다. 그러면서 일어나라 나도 사람이라 말했습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교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불시의 상황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높이거나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은 베드로가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아무나 기독교인이 되는 것 아니예요.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그리스도인, 기독교인이죠. 구원받은 자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3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배운 것이 섬김이었습니다. 베드로가 3년 동안 예수님 곁에서 예수님 바라보며 얼마나 신기했을까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기적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즉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이, 신이 너무 겸손한 거예요. 얼마든지 자랑할 수 있는 데 자랑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베드로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뭐라도 가지고 있으면 자기를 내세우고 자랑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섬김받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런데 예수님은 철저히 섬기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씀도 너무나 귀했고, 죽은 자를 살리고 귀신을 쫓아내시는 능력도 정말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베드로를 더 놀라게 하고 감동시킨 것은 신이 인간을 섬기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또 다른 이름이 임마누엘인 것이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는 거예요. 전능하신 창조주로서 하늘의 모든 영광을 다 버리시고 인간으로 이 땅에 태어나셨습니다. 왜죠?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이 되셨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나를 차별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나보다 더 나은 존재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 예수님의 수제자가 베드로잖아요. 예수님의 제자로서 3년 동안 끊임없이 배웠던 겸손과 섬김이 그의 몸에도 배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사람이라!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바울도 사도행전 14장에는 자신을 신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오늘 베드로가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배웠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높이지 않고 철저히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구원받은 성도들의 모습입니다.
믿는 자들은 우리도 예수님처럼 임마누엘의 삶을 살자!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도 사람이다 외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종이 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처럼 발을 씻겨주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믿는 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 돈, 권력, 지식, 힘 등이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생각하기에 그것을 가지고 남을 섬기려고 합니다. 믿지 않는 자들은 자신들에게 있는 것을 자랑하기에 바쁘죠.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멸시하기에 바쁩니다. 신앙과 인격으로 자기를 자랑하고 이웃을 무시하고 멸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임마누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정말 그 예수님을 믿는다면 우리도 임마누엘입니다. 낮아지는 것, 겸손히 섬기는 것, 자랑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참된 믿음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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