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사울?(사도행전 9:1-2)
사도행전 8장은 초대교회에 가해진 핍박과 빌립의 사마리아 전도사역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9장부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신약성경을 주인공으로 나눠본다면 복음서의 주인공은 당연히 예수님이십니다. 그리고 이어진 사도행전 1장부터 8장까지의 주인공은 사도들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인 9장부터 새로운 주인공인 사울이 등장합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신약성경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아니죠. 하필이면. 이런 말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왜 사울이냐?
물론 사울은 탁월한 학자로 교육받았기에 신약성경 13권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학자로서의 자격이 있는 사람은 사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하나님께서 사울을 택하셔서 사도 바울이 되게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필이면 사도 바울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말씀이 그 답을 줍니다. 먼저는 사도 바울이 주의 제자들에 대하여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했다고 했습니다. 스데반 이후로 사울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죽이는 데 앞장 섰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것 때문에 사울이 택함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구원받아 이방인의 사도가 된 이후 한 시라도 스데반을 죽이고 제자들을 향해 살기를 품었던 자신의 과거를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늘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라고 불렀습니다. 곤고한 사람이며 만삭되지 못한 채 태어난 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교회를 잔멸하려고 했던 그 살기등등했던 과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은 교만해질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능력은 최고였지만 자신을 자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자신을 구원하여 일꾼으로 세워주셨으니 범사에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함을 많이 받은 자가 더 많이 사랑한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죄가 너무 크니 더 헌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겸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종의 아이러니죠! 스데반을 죽이고 교회를 잔멸하던 자였습니다. 오히려 그랬기에 하나님께 쓰임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경은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도무지 가망이 없는 사람, 못난 사람, 수렁에 곤두박질 쳐진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위대한 일꾼으로 세우셨습니다. 특히 아이를 낳지 못하는 가정을 통해서 위대한 일꾼들이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철저히 인간의 능력은 죽이고 하나님의 능력만이 나타나게 하기 위함입니다. 겸손해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기 위함입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성도들을 수렁으로 처박으십니다. 헤어나오지 못할 늪으로 밀어 넣으십니다. 도무지 내 힘으로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여기에 소망이 있습니다. 여전히 하나님께서 겸손한 자를 찾기 때문입니다. 내 힘 가지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 내 의를 자랑하기보다 어떤 의도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 그래서 겸손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그러기에 지금 내 삶이 고난과 문제 속에서 빠져 있다면 오히려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겸손할 수밖에 없도록 나를 만드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사울을 택하신 이유는 그의 열정 때문입니다. 사울은 제자들을 향해 살기가 등등했습니다. 그래서 2절에 있는 것처럼 대제사장을 찾아 가서 다메섹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올 수 있도록 공문을 요청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악한 일이었지만 그 일에 열정을 가졌습니다. 하나님은 그 열정을 귀하게 보셨습니다. 열정의 방향만 바꾸면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선한 것을 바라보아도, 방향이 선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열정이 없으면 하나님의 역사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반면에 열정이 있다면 잘못된 방향만 제대로 잡아 주면 그 열정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사울의 열정을 보시고 그를 만나주시고 그를 회개케 하셔서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나를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 사랑을 안다면 우리도 주님을 위해서 뭔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열정으로 헌신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우리의 시간도 물질도 아끼지 않으면서 하나님께는 시간도 아끼고 물질도 아낀다면 잘못된 모습입니다. 우리 열정의 방향을 하나님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위대한 원리가 우리 삶에 열립니다. 심은대로 거둔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할 때 모든 것을 더하시는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믿음으로 신앙생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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