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가라사대(사도행전 8:25)
빌립에 이어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에 이르러 놀라운 역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권능을 마술사 시몬이 보고 놀라며 베드로에게 돈을 주고 권능을 사려고 하다 엄중한 책망을 받았습니다. 이 광경을 사마리아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을까요? 빌립이 오기 전에는 마술사 시몬을 추앙했습니다. 그런데 마술사 시몬이 빌립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베드로와 요한에게 혼나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에게는 마술사 시몬도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빌립은 더 높고 베드로와 요한은 빌립보다 더 높은 사람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두려워하며 신처럼 숭배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게 되면 생겨나는 게 있습니다. 바로 교만이죠. 나면서부터 교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자기 발아래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 누구라도 교만해집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예외가 아니예요. 나는 안 그래요! 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런 말 자체가 교만입니다. 그렇게 교만해지면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교만하다는 것은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거예요.
모세가 그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40년간 애굽의 왕자로서 최고의 학문을 배웠습니다. 출애굽의 역사 이후로 놀라운 기적들이 모세를 통해 펼쳐졌습니다. 광야 40년간 백성들이 모세를 추앙하자 슬며시 그리고 서서히 교만이 모세를 넘어뜨렸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지 않고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물을 내랴! 외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자 교만해지고 그러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사울왕도 처음에 부름을 받았을 때에는 부끄러워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왕이 되고 승승장구하자 교만이 찾아왔고 결국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베드로와 요한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교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베드로와 요한은 전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주의 말씀만을 증언했습니다. 자기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가라사대, 즉 예수님이 하신 말씀만을 증언했습니다. 철저히 자신을 감춘 것입니다. 그리고 즉시 사마리아를 떠났습니다. 더 있으면 사람들의 우러러봄으로 인해 교만해질 수 있음을 잘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마리아 여러 고을에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자신들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 유대인이라고 적대시하는 사람들에게 가서 담담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마리아에서의 높임 받던 모습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천대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겸손했기에 그런 상황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정말 겸손한 사람은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도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다른 이유 없습니다. 다 예수님께 배웠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추앙하며 따라다녔습니다. 오병이어의 사건 이후에, 예루살렘 입성 시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시고 말씀만을 증거하며 고난 받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이것을 베드로와 요한이 보고 배운 거죠. 예수님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철저히 말씀만을 드러내셨습니다. 이것이 겸손의 비결입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교만은, 나를 드러내는 삶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겸손, 즉 예수님을 드러내는 삶은 존귀의 길로 나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정말 존귀하게 여김을 받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예수님만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철저히 나를 감추는 삶이 곧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드러내는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믿는 자들은 내가 보기에 좋은 것,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 이런 것들을 주장하지 않고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을 살피며 하나님의 말씀만 증거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다루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원리로 다 말씀하셨기에 그 말씀을 찾고 그 말씀만을 증거하게 될 때 겸손하게 되고 존귀케 되는 복을 받게 됩니다.
어떤 말을 하거나 계획을 하기 전에, 성도라면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무엇이라 나와 있는 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겸손을 위해서, 겸손으로 인해 존귀하게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항상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뜻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근거를 찾지 못한다면 침묵해야 합니다. 주장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겸손을 보시고 우리에게 한량없는 은혜와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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