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엎는 명절(요한복음 13:1,4,5,14)
예수님께서는 곧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이른 줄을 아셨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을 발을 씻기셨습니다. 그리고 두르신 수건으로 제자들을 발을 닦아 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족식입니다. 당시에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발을 씻겨 주는 사람들은 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예수님께서 직접 하셨습니다. 전혀 격에 맞지 않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창조주이십니다. 심판주이십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죄된 인간들의 더럽고 냄새나는 발을 씻겨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14절의 말씀처럼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내가 주와 또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이 유언을 보면 예수님께서 의도적으로 세상의 상식을 뒤엎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과 하인들이 발을 씻겨 주는 세상의 상식을 뒤엎고 주와 선생이 된 자가 종과 제자들을 발을 씻겨 주는 것으로 하나님의 법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다!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제자들이죠! 어떤 제자들인가요? 서로 높다고 하는 제자들입니다. 내가 더 잘 났다고 자랑하는 성도들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비교합니다. 그 비교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낮추기 위함입니다. 그런 모습은 세상의 모습입니다. 이것을 예수님께서는 뒤엎으셨습니다. 구원받은 자라고 하면 서로의 발을 씻겨 주는 것이 옳다. 서로의 발을 씻겨 주면 좋겠다! 이렇게 소원을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옳다! 말씀하셨습니다. 마땅히 서로의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발을 씻겨 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낮은 존재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나보다 더 나은 존재로 여기라는 것입니다. 주께서 우리의 발을 씻겨 주셨다면 내가 다른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누군데!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세상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말씀하셨습니다. 거룩은 세상과 구별되는 것입니다. 세상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죠. 기존의 질서와 상식을 뒤엎어야 거룩입니다. 그것이 믿는 자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성육신, 세족식, 죄없으심에도 십자가에 묵묵히 달리신 사건 등은 세상의 상식을 뒤엎는 모습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흩어 구제하라는 것도 세상의 상식을 뒤엎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구원받은 자들은 세속적 질서를 따르지 말고 거룩한 하나님의 원리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작은 예수라 불렸던 사도 바울은 세상의 유익한 모든 것들을 배설물로 여김으로 거룩함과 뒤엎음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도들은 복음을 위해 기꺼이 생명을 버림으로 세상의 상식을 뒤엎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잘 먹고 잘 살며, 움켜쥐려는 세상을 뒤엎고 복음을 위해 기꺼이 가난한 자가 되며 생명을 버리는 길을 택했습니다. 얼마든지 넓은 길로 갈 수 있었지만 좁은 가시밭길로 갔습니다. 뒤엎는 것입니다.
대흥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어지길 소망합니다. 서로 더 높다고 싸우는 세상 앞에 겸손히 서로를 섬기는 거룩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종으로 부려먹고자 하는 세상 앞에서 사랑으로 종노릇하며 섬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대흥교회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교회들이 섬김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럴 때 복음의 능력이 온 세상을 변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마침 추석명절입니다. 이번 명절에 뒤집는 역사가 각 가정에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뒤집는다는 것은 계급혁명처럼 위 아래가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원리는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강한 사람들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던 분들이 섬김을 보여주는 것이 거룩입니다. 질서를 뒤집고 복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섬기던 자들이 섬김을 받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섬기던 분은 더 잘 섬겨야 합니다. 다만 섬김을 받던 분들이 섬김에 새롭게 동참해야 합니다. 이것이 질서를 뒤엎는 것입니다.
명절음식, 설거지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안 하셨던 분들이 팔 걷고 동참해야 합니다. 용돈 받던 분들이 주는 분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믿음의 가정이 더 건강해지고 믿지 않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생명의 복음이 힘있게 증거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명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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